고양이가 보이지 않는 곳에 머물면 쉬고 싶은 건지 아픈 건지 판단하기 어렵지요.
고양이에게 숨는 일은 자연스러운 습성입니다.
낯선 손님이 오거나 큰 소리가 나면 침대 밑으로 들어가는 것은 건강한 고양이도 흔히 하는 행동입니다.
그런데 나이 든 고양이가 이유 없이 평소 가지 않던 곳에 들어가 오래 나오지 않는다면, 몸이 불편하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숨는 행동 하나만으로 임종을 판단할 수는 없고, 장소와 시간, 함께 보이는 몸의 변화를 같이 봐야 합니다.
습성일 때와 신호일 때
| 살펴볼 점 | 평소 습성에 가까움 | 몸이 불편할 가능성 |
|---|---|---|
| 장소 | 늘 쓰던 숨숨집, 캣타워 | 욕실 바닥, 세탁기 뒤, 옷장 안쪽처럼 차갑거나 좁은 새 장소 |
| 계기 | 손님, 청소기 소리 | 특별한 계기 없음 |
| 시간 | 상황이 끝나면 나옴 | 하루 대부분, 며칠째 |
| 식사·배변 | 평소대로 | 밥과 물을 거르거나 화장실에 가지 않음 |
| 부를 때 반응 | 눈을 맞추거나 꼬리로 대답 | 반응이 느리거나 없음 |
미국동물병원협회(AAHA)는 가족이나 주변에서 멀어지는 모습을 생애 마지막 돌봄이 필요할 수 있는 신호 가운데 하나로 꼽습니다.
숨는 행동이 식욕 저하나 움직임 감소와 함께 나타난다면 병원과 상의할 때입니다.
멀리서 먼저 관찰합니다
억지로 꺼내기 전에 손전등을 직접 비추지 말고 조금 떨어져서 다음을 확인해 보세요.
- 호흡: 가슴이 오르내리는 횟수를 30초 동안 세어 2를 곱합니다. 미국 터프츠대 수의대는 쉬거나 잠든 개와 고양이의 호흡수가 보통 분당 32~35회 미만이라고 안내합니다. 골골송을 부를 때는 숨이 빨라지므로 조용할 때 셉니다.
- 입 벌림: 고양이가 쉬는 중에 입을 벌리고 숨을 쉰다면 응급 상황일 수 있으니 바로 병원에 연락하세요.
- 자세: 몸을 공처럼 웅크리고 고개를 바닥에 떨군 채 움직이지 않는지, 배를 감싸듯 엎드려 있는지 봅니다.
- 눈과 털: 눈이 반쯤 감겨 있거나, 털 손질을 하지 않아 털이 뭉치고 지저분해졌는지도 단서가 됩니다.
함께 보이면 바로 병원에 연락할 증상
- 쉬는 중 입을 벌리고 숨을 쉬거나 배가 크게 들썩인다
- 하루 넘게 밥을 먹지 않는다
- 화장실에 들어가 힘을 주지만 소변이 나오지 않는다
- 뒷다리를 끌거나 갑자기 걷지 못한다
- 몸이 차갑고 불러도 반응이 거의 없다
안전하게 꺼내고 이동하는 법
응급 증상이 없다면 무리하게 끌어내지 않고 숨은 자리 가까이에 물과 밥, 화장실을 옮겨 주는 편이 스트레스를 줄입니다.
병원에 가야 한다면 미리 준비합니다.
- 이동장 문을 열어 두고 평소 쓰던 담요를 넣어 냄새를 익숙하게 만듭니다.
- 숨은 곳의 출구를 하나만 남겨 두고 조용히 기다립니다.
- 큰 수건으로 몸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 들어 올리면 할퀴거나 떨어질 위험이 줄어듭니다.
- 이동장 위를 담요로 덮어 어둡게 해 주면 안정되는 고양이가 많습니다.
아파서 숨은 고양이는 평소보다 예민해 물거나 할퀼 수 있습니다.
혼자 꺼내기 어려우면 병원에 전화해 방법을 물어보세요.
숨은 자리를 편안하게 만드는 법
병원 진료를 받았고 집에서 지켜보기로 했다면, 고양이가 고른 자리를 존중하면서 조금씩 손봐 줄 수 있습니다.
차가운 타일 위라면 바로 옆에 부드러운 담요를 깔아 스스로 옮겨 갈 수 있게 하고, 몸을 덮어 주지 않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두는 편이 좋습니다.
화장실은 높이가 낮은 것으로 바꿔 숨은 자리 가까이에 두면 오르내리는 부담이 줄어듭니다.
다른 반려동물이나 어린아이가 그 자리를 자꾸 들여다보지 않도록 동선을 막아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보호자가 곁에 머물고 싶다면 바닥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거나 낮은 목소리로 이름을 불러 주세요.
고양이가 얼굴을 비비거나 다가오면 쓰다듬고, 몸을 피하면 손을 거둡니다.
하루에 몇 번 정해진 시간에 호흡수와 먹은 양, 배변 여부를 메모해 두면 상태가 바뀌었을 때 병원에 정확히 전달할 수 있습니다.
가족이 돌아가며 지켜본다면 메모장을 한 곳에 두고 함께 적으세요.
사람 약을 주지 마세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이 고양이에게 치명적이라고 경고합니다.
고양이는 이 약을 안전하게 분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아파 보인다고 집에 있는 약을 먹이지 마세요.
자주 묻는 질문
마지막에는 혼자 있고 싶어서 숨는 건가요? 고양이가 어떤 마음으로 숨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아프거나 기운이 없을 때 조용하고 안전한 곳을 찾는 경우가 많으니, 그 자리를 편안하게 만들어 주면서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것이 좋습니다.
밥을 안 먹는 것도 걱정돼요. 노묘가 밥을 안 먹을 때 확인할 것을 함께 보세요.
호흡이 걱정된다면 고양이 임종 전 호흡 변화, 전반적인 변화는 고양이 임종 전 증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강아지의 경우는 강아지가 죽기 전 숨는 이유에 따로 정리했습니다.